20230715 ANTHEM in KOREA

DIARY 2023. 7. 15. 23:04

 1. HOWLING DAYS
 2. SNAKE EYES
 3. WHEELS OF FIRE
 4. EVIL TOUCH
 5. HUNTING TIME
 6. ETERNAL WARRIOR
 7. OVERLOAD
 8. VOID ARK
 9. MASTER OF DISASTER
10. MACHINE MADE DOG
11. BLOOD BROTHERS
12. FASTER
13. SHOUT IT OUT!
14. BOUND TO BREAK
15. STEELER

16. BURN DOWN THE WALL
17. PAIN

18. VENOM STRIKE
19. WILD ANTHEM


나는 중학생 때만 하여도 '평범한 오타쿠'였는데, 흔히 애니송이라 불리는 애니메이션 주제가 모음집을 찾아 듣기 시작하면서 애니송 듣는 씹덕으로 자랐었다.
고등학생 때는 '열혈송'이라며 애니송 업계를 주도했던 카게야마 히로노부와 JAM Project, 그리고 당시의 멤버였던 사카모토 에이조가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던 밴드 ANTHEM에 빠져 살았고, 이후 일본 메탈을 시작해 메탈 장르로 넘어온 케이스. 이 밴드의 노래를 블로그 등에 번역해 올리면서 의도치 않게 일본어 공부도 하게 되었다.

따라서 내게 있어 ANTHEM의 내한공연은 정말 많은 의미가 있었다. 20년을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들어온 밴드이며, 해외구매대행으로 음반이나 DVD를 사보기도 했었다. 특히 DVD 플레이어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이라, 나는 플레이스테이션 2로 공연 DVD를 재생했던 적도 있었다.

현재의 ANTHEM은 나를 이쪽 장르로 이끌어준 사카모토 에이조가 더이상 소속되어 있지 않지만, 밴드는 여전한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실물 음반 역시 꾸준히 모으고 있다.


공연은 저녁 7시, 입장은 30분 전인 오후 6시 30분으로 공지되어 있었지만, 5시 30분에 도착했음에도 공연장에 입장할 수 있었다.
당시 공연장엔 인파가 적었는데, 대부분의 관객들이 일본인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 아무래도 익숙치 않은 일본 메탈 밴드라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연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내 기대를 넘는 인파가 몰린 것 같아 내심 안심했다.

나는 공연장의 둘째줄 가운데에 자리 했었는데, 내 앞줄에선 일본인 여성분이 자리하고 계셨다. 의도치 않게 그분 스마트폰이 보였는데, 롯데월드에 다녀오신 걸로 보였다. 일본 본토에선 공연 티케팅이 쉽지 않아 한국 공연을 티케팅한다는 이야기를 과거에 본적 있었는데, 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ANTHEM의 한국 공연을 여행겸 잡으신 것 같았다.

그 여성분은 공연이 시작되자 맨 앞줄 자신의 옆으로 오라 손짓하셨는데, 키보드가 없으면 말도 제대로 못하는 찐따인 나는 목례만 하고 반보 앞으로 나와 사실상 1.5선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보컬리스트인 모리카와 유키오가 앞줄 멤버들한테 악수해줄 때, 반보 뒤에 있던 나는 악수를 못받아 아쉬웠다.
나는 스마트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어놨었는데, 그분이 신나게 몸을 흔드시다가 엉덩이에 내 바지주머니에 툭불거진 스마트폰에 닿는 경우가 있었다. 나도 그렇고 일본인 여성분도 신경쓰시는 일이 몇번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미친 민폐였다. 죄송합니다...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광팬인 나로서는 ANTHEM의 모든 곡, 모든 행동이 정말 뜻깊고 즐거웠다. 하지만 음향 시설이 좋지 못했다는 점은 지적하고 싶다. 어쩌면 내 경우에만 해당될 지도 모르겠다. 나는 앞에서 보았기 때문일까, 사실상 제대로 듣는 것은 포기해야 할 수준이었다. 밴드 역시 평소에 쓰던 장비가 부족했을테니 연주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셋리스트는 당연히도 최근에 발매한 신보를 기준으로 진행되었다.
내 경우엔 앨범을 해외구매를 통해 접해봤기에 괜찮았지만, 과거의 히트곡으로 밴드를 접한 관객이라면 조금 심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측에서 CD라도 현장 판매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야광봉만 팔았던 점은 아쉬웠다.

신보 때문에 셋리스트에 NIGHT AFTER NIGHT, DO YOU UNDERSTAND? 같은 일부 히트곡이 빠진 것은 아쉽지만, 들어가야 할 곡은 다 들었단 느낌이다. 부디 다음에도 한국에서 공연을 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또 살아갈 힘을 얻었다.

Posted by M. Salg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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