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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공도 괜찮아

SOCCER 2015. 2. 21. 00:44
주전 선수인 요안 카바예, 루카스 무라가 결장하면서 파리 생제르맹의 전체적인 속도가 줄은 모습이었습니다. 하비에르 파스토레가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로랑 블랑 감독 맘에선 부상 복귀 선수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지는 의문이었겠죠.

PSG는 속공에 목을 메지 않았습니다. 속공이란 것은 순식간에 많은 선수들이 전방으로 뛰어들어가야 하는데 견고한 첼시 수비에 막혀 오히려 역공을 당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은 속공을 잘하는 만큼 수비가 탄탄한 감독으로 유명하니까요.

PSG - Football tactics and formations

뭐 속공 못하면 어떻습니까. 느리지만 완벽한 공격을 할 수 있으면 해결되는데.
블랑 감독은 피보테 자리에 루이스를 위치시키면서 디에구 코스타를 주축으로한 첼시 공격진이 수비를 끌어내려고 노력해도 앞선의 다비드 루이스가 전부 끊어버려 아예 공격할 틈을 만들지 않는 축구를 했습니다. 저는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보네요. 첼시는 윌리안, 파브레가스, 디에구 코스타와 같은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를 움직이게 만들고 그 빈틈을 공략하는 축구가 주특기인데, 이를 막아냈으니까요. 결국 첼시는 에당 아자르의 창의성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첼시는 프리킥 공격 후 파리가 정돈되지 않은 사이에 존 테리의 크로스를 이바노비치가 받아먹는 루트로 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첼시에 있어 정말 천금같은 골이 되었네요.

PSG - PSG on Attack - 17th February 2015 - Football tactics and formations

유능하고 정력적인 중앙 미드필더들
마르코 베라티와 블레즈 마투이디 모두 젊고 정력적인 미드필더입니다. 이제는 정적인 선수가 되어가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대신하여 파리 축구가 활기차도록 만들어주는 선수들이죠. 마투이디는 공격시 여차하면 최전방까지 움직이며 동료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을 이용했습니다. 한편 베라티는 체격이 작은 것 빼곤 지적할 점이 있을까요 공을 소유하고 전개하는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여기에 압박까지 잘하죠. 이 차이는 머지않아 베라티가 안드레아 피를로와 다른 위상을 갖게 되는 원인이 될 것입니다.


공격진의 분업화
파리는 라베치의 발을 이용한 속공을 시도하려다가도 안되겠다 싶으면 미련없이 지공으로 팀의 태세를 바꿨습니다. 그만큼 공격진은 서로의 역할을 완벽히 나눠 정밀함을 높였습니다.

- 에세키엘 라베치
페널티 에어리어 주변에서 움직이는 전형적인 남미식 세컨탑의 임무를 맡았습니다. 파리가 주도 시도했던 측면 공격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반대로 라베치가 없는 방향은 공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실질적인 이득이 없었다해도 팀 전술상 상당한 위치를 차지했단 이야기.

- 에딘손 카바니
왼쪽 측면에 위치해 라이트백 이바노비치를 견제하는 것이 기본 임무였으나 공격시엔 첼시의 수비진 사이로 과감히 뛰어들어가 테리, 케이힐과의 싸움을 벌였습니다. 결국 동점골을 득점.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1선과 2선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끌어오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파리 지공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습니다. 베라티와 마투이디가 맘놓고 움직이는 것은 이브라의 존재감 때문이겠죠.


역습의 틈을 주지 않는 수비진형
중앙에는 치아구 시우바가 떡하니 버티는 가운데 마르키뉴스와 다비드 루이스가 적당한 간격으로 퍼지면서 첼시의 진영을 감싸덮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이순신장군의 위대함 여기에 거칠지만 효과적인 다비드 루이스의 끊어먹기와 정력적인 중앙 미드필더 친구들의 압박으로 첼시의 공격은 그다지 재미를 못봤습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전에 그나마 드리블에 능한 로익 레미나 오스카르를 투입했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카바니의 골은 그야말로 블랑 전술의 승리.




이번에 루이스가 맡은 역할이 하프백이라고 하던가..

총평
파리에 있어 정말 아쉬운 결과다. 수비진의 집중력이 가장 흐트러지는 세트플레이 후 뒷처리에서 골을 먹혔다. 여기에 첼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에 역전 기회도 몇번이나 날렸다. 반면 첼시는 그 특유의 처절한 수비로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게 되었다.

현대 축구에선 일반적으로 우위의 상대를 만날 땐 두터운 수비와 빠르고 효과적인 역습으로 허를 찌르는 것이 공식화되어있다. 그러나 파리가 보여준 축구는 철저한 지공 위주의 축구였고 비록 승리하진 못했으나 그 두텁다는 첼시 수비를 무너트리며 골까지 만들어냈다.

블랑 감독은 지난 바르셀로나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전술을 들고나왔고 그때 역시 경기장의 끝과 끝을 움직이는 중앙 미드필더들이 맹활약해 승리를 일궈냈었다.

어 왜 쓰다가 반말로;

어쨌든 빠른 축구도 재밌지만 느린 축구도 재밌을 때가 있습니다. 파리의 이런 축구는 루카스 무라가 빠져서 속공은 힘들지만 이러한 느린 축구에도 자신이 있었는지, 아니 어쩌면 첼시나 바르셀로나가 파리의 축구에 휘둘리게 만들만한 자신감에서 나왔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왜 리그에선 압도적이지 못한거지...
Posted by M. Salg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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