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축구에서 가장 선진화된 축구리그로 뽑히는 일명 ‘유럽 빅리그’중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빅리그 중에서 평준화되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즌초 우승팀은 물론, 강등권팀마저 선뜻 평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런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한번 우승을 결정지으며 리가 2연패, 31번째 라리가우승을 일궈냈다.  이는 유럽의 빅리그중에서 가장 먼저 결정지은 우승이며, 지난시즌 ‘불안한 챔피언’이란 평가와 함께 프리시즌 최악의 결과를 내보이며 클럽에 실망했던 팬들에겐 놀라울만한 결과다.  팬들에게 놀라움과 아쉬움을 보이며 이번에도 잊지 못할 시즌을 선물해준 레알 마드리드.  그들 우승의 원동력을 한번 짚어보겠다.

1. 영입의 성공

20세기 레알 마드리드의 최고 영입선수로 평가받는 지네딘 지단 이래로, 레알 마드리드는 '성공적인 영입'이라 일컬을만한 영입이 없었다.  게다가 이번시즌에는 지난시즌 우승의 수훈갑인 베컴과 카를로스마저 방출하며 팬들에게 수많은 원성을 샀었고 이를 만회하기위해 미야토비치는 엄청난 돈을 지불하며 여러선수들을 데려왔는데,  대표적으로 ‘네덜란드 커넥션’ 로벤, 스네이더, 드렌테와 ‘3천만유로의 사나이’ 페페다.  이들은 시즌 초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앙리를 영입한 바르셀로나에 맞섰지만, 이내 부상, 부진 등으로 경기 기여도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이는 곧 팀에게 위기를 초래하게하였다.  부상은 어쩔 수 없다손 쳐도, 스네이더-세계최고의 재능 중 하나-의 부진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크나큰 악재로 적용될 수 밖에 없었고 리가 중반기에는 레알 마드리드는 일명 ‘3R'에게 의존할 수 밖에없었다.  결국 3R의 한축인 판 니스텔로이의 부상.  최악으로 치닫는 경기력.  코파 델 레이와 챔피언스리그 16강탈락.  무너진 레알 마드리드의 트레블드림.  총체적 난국의 상황에서 비난의 화살은 감독인 슈스터와 함께 최악의 상태를 보이고있는 스네이더에게 향해졌고, 스네이더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지 한시즌만에 방출된다는 루머까지 돌았다.  허나, 월드클래스의 선수였던 베른트 슈스터는 이 안좋은 상황을 타개할 선수로 스네이더를 선택하였고 스네이더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포지션을 선물해주었다.  그리곤 골로 보답하는 스네이더.  승리하는 레알 마드리드.  결국 스네이더는 스타일은 다르지만 구티의 자리를 이을 ’완소남‘으로써 레알 마드리드에 자리하게되었다.  페페역시 시즌초반의 부상으로인하여 ’제 2의 우드게이트‘라는 소리마저 나왔지만, 결국 복귀하여 3천만유로라는 자신의 몸값을 증명해보이며 같이 이적해온 에인세와 함께 ’에인세-칸나바로-페페-라모스‘라는 최고의 4백 라인을 구성해내었다.  수많은 자금으로 수많은 선수를 영입하여도 그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못한다면 그것은 실패한 영입으로 팀에 해가 되기마련인데,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구단 보드진에겐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은 결과인 리가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게되었고, 구단이 영입한 선수들은 축구선수로서 최고의 영광 중 하나인 리가우승이란 것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증명해보인 것이다.  이는 레알 마드리드라는 거대한 시계안에 영입된 선수들이 각각 알맞은 톱니바퀴로 맞아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는 거대한 시계가 올바르고 정확한 시간에 울리는, 거대한 구단이 리그 선두로 시즌을 마칠 수 있게하는 이유중 하나인 것이다.


2. 선수진의 조화
‘화려한 선수진만으로도 우승이 가능하다?’ 이 주제의 답은 수년간 레알 마드리드가 짊어진 문제로 대답은 ‘아니다’였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수많은 월드클래스급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전술을 그 선수들에게 맞춰주었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그런 선수들이 영입대상이었던 레알 마드리드에겐 이 개성넘치는 선수들을 하나로 섞는 것이 수년간의 과제였다.
지난시즌, ‘우승청부사’ 파비오 카펠로는 결국 베컴의 존재를 인정하며 리가우승을 이뤄냈지만 수비적인 전술로인하여 시즌이 끝난 후 경질당하게되고 베른트 슈스터가 새로운 감독으로 취임하게된다. ‘공격축구와 우승’ 이 두가지를 한번에 잡아야했던 슈스터는 키플레이어로서 라모스와 '3R'을 선택하게되고 그들의 플레이를 중앙에서 연결해줄 미드필더진으로 ‘디아라-구티-스네이더’라는 매우 공격적인 미드필드진을 이용하게된다. 결과는 대성공. 이 전술로서 레알 마드리드는 시즌초 거침없이 승점을 쌓기시작하는데, 이는 라모스와 3R의 활약뿐만이 아니라, 구티의 킬패스, 스네이더의 박스 투 박스 플레이, 디아라의 컷팅능력등 미드필더를 이루는 선수들의 세가지 장기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수비진과의 호흡, 공격진과의 연계를 완벽하게 이루게한것이다.
허나, 완벽하게만 보였던 이 미드필더진은 10라운드도 가지못하고 붕괴되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 세명의 미드필더의 약점-구티의 기복과 디아라의 부족한 연계패싱능력, 그리고 아군의 지원없인 아무것도 하지못하는 스네이더-이 한꺼번에 드러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패배했던 세비야원정과 에스파뇰원정경기이후, 슈스터는 미드필더진에 변화를 주기시작하는데, 가고와 밥티스타의 투입이 그것이다. 디아라보다 컷팅능력은 부족하나 공격전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패싱능력을 지닌 가고, 구티와 스네이더에게 부족한 일명 ‘구겨넣기’ 능력을 가진 밥티스타. 이 둘의 투입과 함께 레알 마드리드는 미드필더의 조합에따라 각기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며 새로운 레알 마드리드의 모습을 보여주기시작한다. 그러나, 가고와 디아라는 포지션상 겹치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역효과를 보였고, 밥티스타는 능력에비해 부족한 시야로 인하여 이기적인 플레이에 빠져버렸으며, 구티는 심한 기복으로인해 컨디션이 좋지못한날은 오히려 팀에 해가되는 플레이를 보였고, 스네이더는 시즌초반의 상승세에서 완전히 떨어져 자신이 팀내에서 무슨 역할을 맡아야하는지 조차 잃어버리고말았다. 그런 상황속에 레알 마드리드는 순전히 수비진의 능력과 공격의 3R의 호흡으로 승리하여갔고 이마저도 수비진의 부상, 디아라의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참가, 판 니스텔로이의 부상등 악재가 겹치면서 승리하는 경기 수가 적어지기시작하였고 결국, 코파 델 레이 탈락, 챔피언스리그 탈락이라는 결과를 낳게된다.
견고한 수비진과 위력적인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 선수들의 연결고리이자 전술의 척추인 미드필더진의 구성에 실패하며 수많은 비난여론 한가운데에 서있어야했던 슈스터.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꽂히는 비난의 화살에도 불구하고 감독과 선수의 신임하에 팀을 계속 이끌어갔고, 결국엔 현재의 레알 마드리드가 보여줄수 있는 최상의 미드필더 조합인 ‘가고-구티-스네이더’를 완성시켜간다.  비록 판 니스텔로이가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진 못하나 ‘팀의 주장이자 머리좋은 공격수’ 라울 곤잘레스를 스트라이커아닌 스트라이커로 회귀시키며 미드필더진과 로벤, 호빙유, 이과인등의 측면 자원들과의 호흡을 극대화시켰고, 정력적인 수비가담과 견고한 4백으로 공수의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레알 마드리드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는 슈스터의 전술적인 성공뿐만이 아니며, 팀에 융화된 가고, 스네이더등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이 하나로 섞였기에 가능한 전술이다.  이는 시즌초, 전술의 중심을 구티와 스네이더에게만 맞추던 전술에서 벗어나 여러선수들의 조화로 발전시켰기에, 이번시즌 여유로운 선두자리뿐만 아니라, 다음시즌에도 슈스터 마드리드를 기대하게 만드는 원동력 중 하나이다.

3. 경험, 그리고 정신력

‘반장도 해본 사람이 잘한다’는 말처럼 지난시즌 서른번째 우승을 거머쥔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시즌보단 손쉽게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시즌의 레알 마드리드는 보드진의 불안정함, 선수와 감독간의 불신, 연패등 온갖 좋지않은 상황이 겹쳤는데, 결국 그들은 마지막라운드까지 바르셀로나와 치열한 경쟁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당시의 ‘소중한 경험’은 그들이 이번시즌에도 리가우승을 거머쥘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의 밑거름이 된 샘이다.  지난시즌의 극적인 우승을 경험한 가고, 이과인, 마르셀루, 라모스등의 어린선수들은 어느 위기에서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강인함을 얻었고, 팀의 베테랑들은 다시한번 우승을 경험함으로서 우승을위한 노련함을 얻었다.  바로 이 경험이 이번시즌을 헤쳐나갈 수 있던 원동력 중 하나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시즌은 레알 마드리드에게 대만족할만한 시즌은 아니었다.  대대적인 투자와 함께 트레블이라는 원대한목표를 완수하는 것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허나, 시즌중반을 넘어가면서 여러악재가 겹치며 우승마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하여 선수진의 조화와 안정된 전술운영을 통해 선두를 유지해냈다는 점은 칭찬받을만하며, 그들이 보여준 가능성은 다음시즌에대한 기대와함께 서른한번째 우승타이틀을 거머쥐기에 적합했다.  영원한 강팀도, 약팀도 존재하지 않는 프리메라리가에서 그들은 ‘캄페온(campeón)’의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Posted by M. Salg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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